누구에게나 공개되는 것을 기본 속성으로 하는 인터넷 시대를 맞아 누드 디자인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가습기와 PC 등 일부 제품에 시험적으로 도입된 누드 디자인은 이제 전자레인지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카메라 휴대전화 VTR 등 전방위로 영역을 확대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동계가전쇼에서도 누드제품이 대거 출품돼 누드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뉴밀레니엄 트렌드로 자리를 굳혀 가는 상태.
▼뉴밀레니엄 트렌드로▼
▽누드 디자인 전성시대〓LG전자는 8일 앞문 및 조작부 등에 누드 디자인을 채택한 누드 전자레인지를 출시했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층과 일본 유럽 등 해외를 노린 제품이라고 회사측은 설명.
대우전자는 지난해말 누드TV와 누드VTR를 일본시장에 시판해 한달 만에 5만대씩 파는 돌풍을 일으켰다. 일본 제품들과 같은 가격을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었던 이 제품은 일본 산업디자인협회로부터 우수디자인마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세탁 과정을 볼 수 있는 누드세탁기 10여개 모델을 내놓고 한달에 3만5000대씩 판매 중이며 동남아와 중남미 시장에도 수출을 시작했다.
이밖에 청소기 가습기 휴대전화 냉장고 등도 누드 디자인으로 바뀌는 추세. 먼지가 통과하는 흡입구 부분은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투명소재를 사용한 누드 청소기는 오히려 먼지가 얼마나 찼는지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전자가 개발한 누드냉장고는 문이 플라스마가스가 들어 있는 특수유리로 제작돼 평상시에는 내부가 보이지 않지만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져 내부가 보이는 절전기능을 채택.
▼금속성 사이버 색상 인기▼
▽흑백에서 누드로〓1, 2년 전만 해도 전자제품의 색상은 검은색과 흰색이 주종을 이뤘다. 냉장고 세탁기 등의 백색가전은 흰색을, TV VTR 등은 대체로 검은색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제는 메탈릭 실버 등 사이버풍 색상과 함께 누드 디자인이 영역을 넓혀 주류의 자리를 차지해가고 있다.
대우전자 다자인연구소 이재순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검은색이 하이테크 분위기를 연출하는 색상으로 손꼽혔으나 점차 퇴조하는 반면 누구에게나 신비한 느낌을 전달하는 누드 디자인과 부드럽고 귀여운 팬시형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