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原典연주의 元祖' 쿠이켄 첫 내한연주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1분


‘원전(原典)연주에도 원조(元祖) 있다.’

옛 음악을 옛날 그대로의 악기와 연주방식으로 연주하는 원전연주. 80년대 이후 붐을 이뤄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게 됐지만 1970년대 ‘하모니아 문디’ 등 희귀한 음반 레이블로 이따금씩 마주치는 원전연주는 전혀 색다른 경험이었다.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등과 함께 원전연주의 ‘선구자’ 중 하나로 불리는 바이올린 주자 지기스발트 쿠이켄이 첫 내한연주를 갖는다. 22일 7시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3번을 바로크 시대의 바이올린과 주법으로 연주한다.

네덜란드 출신인 쿠이켄은 오랜 연구 끝에 1969년 바로크식 바이올린 연주법을 복원하는데 성공, 71년부터 이 주법을 헤이그 음악원에서 지도하면서 원전 바이올린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잡았다.

현대의 강철현(絃) 대신 양 창자를 꼬아 만든 양장현(羊腸絃·Gut)을 걸고, 현받침(브리지)을 낮추며 어깨받침을 쓰지 않는 것이 원전연주 바이올린의 특징. 악보를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장식음 표현 등을 교정한 그의 연주법은 오늘날 원전연주계에서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역사속에 잃어버린 소리를 되찾아간 그의 연주법은 바이올린에 그치지 않고 첼로 등 다른 현악기 주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최근 그는 원전 연주 관현악단 ‘프티트 방드’를 창단해 대편성 합주 부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다섯 자녀 중 둘이 한국인 입양아다. 알려질 기회가 거의 없었던 그의 따스한 면모다. 2만∼6만원. 02-599-5743(빈체로)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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