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새천년 첫봄 거리는 '섹시룩' 물결

  • 입력 2000년 2월 10일 19시 53분


새 밀레니엄, 새 봄. 여성들이 설레기 시작한다.

백화점과 거래 매장을 채우기 시작한 패션에서도 희망과 기대가 그대로 묻어난다. 소비심리와 더불어 의류시장 규모도 되살아날 전망이어서 2000년의 첫봄을 겨냥해 선보인 새 브랜드가 100여개나 된다.

▽요염하지 않으면 여성이 아니다〓올 봄 패션의 키워드는 ‘여성스러움’. 바지 보다는 치마, 셔츠 보다는 블라우스가 주력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의 영향으로 10% 이상씩 되던 바지정장의 증가율이 주춤한 상태.

베스띠벨리 정소영디자인실장은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바지정장과 치마정장의 출고량이 7대 3이었으나 올봄에는 6대4로 바지정장과 치마정장의 출고량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끌지 않으면 색이 아니다〓분홍 애플그린 보라 바나나색(노랑) 바다색 스카이블루(하늘색)…. 국내 의류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검정과 회색중심의 무채색 유행경향이 지난해 가을 베이지와 카키의 자연색으로 이동했다가 올봄에는 밝은 파스텔색으로 옮겨졌다. 패션정보회사인 인터패션플래닝이 시장 및 소비자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실제로 ‘화가의 파레트’ 혹은 ‘금방 꽃밭에서 따온 색깔’이라고 표현될 만큼 다양하고 톡톡 튀는 캔디컬러가 여성복을 물들인다.

▽빛나지 않는 것은 패션이 아니다〓비즈 스팽글 큐빅 유리 등을 달아 반짝거리게 하는 ‘글리터 룩’과 스티치 자수 레이스 등의 장식패션도 강하다. 원단 자체를 펄 코팅하거나 아예 직조할 때 메틸락 실을 넣어 반짝거리는 느낌을 가미하기도 한다.

산뚱실크와 데님의 사용도 두드러진 특징. 특히 데님은 청바지로 대표되는 예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패션소재로 활용된다. 1980대풍의 복고트렌드 및 동서양의 퓨전트렌드와 맞물린 경향.

동양적인 자수와 서양적인 스팽글이 합쳐 데님바지 위에서 화려함을 더하고 동양적 소재인 산뚱실크가 소맷단에서 빛을 발한다. 핸드프린트된 꽃무늬 데님바지나 데님치마가 복고풍의 물방울무늬 면셔츠 혹은 밝은 색깔의 니트와 어울려 여성스러움을 살린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가벼운 오간자도 입는 즐거움을 더한다. 체크무늬도 인기.

꼼빠니아 이지은디자인실장은 “예전에는 새로운 트렌드의 물량을 30% 정도로 계획했으나 올해는 40∼45%로 늘려 잡았다”며 “올봄에는 그만큼 유행을 따르려는 여성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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