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00여년의 역사 속에서 공부에 모범을 보인 41명의 이야기를 모았다. 잠과 싸우기 위해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고 대들보에 상투를 매달아두었던 중국 전국시대의 선비 소진이 남긴 4자성어 현량자고(縣梁刺股) 등 각각의 인물이 남긴 고사성어 등을 풀이해 놓아 옛 이야기를 읽는 재미에 더해 상식도 쌓을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타고난 천재가 아니다. 그들은 노력으로 자신의 앎을 살찌우고 가난이나 질병과 같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함으로써 오히려 더 흔들림없이 공부의 한 길을 간 사람들이다.
서예가 왕희지는 노력이 만들어낸 명필. 글씨연습에 몰두할 때면 빵에 간장 대신 먹을 찍어먹어도 모를 만큼 외곬로 빠졌다. 붓을 잡고 있지 않을 때도 손가락으로 탁자나 땅 위에 글씨를 쓰곤 하던 그는 중국 강서 임천의 신성상등 곳곳에 묵지(墨池)를 갖고 있었다. 묵지란 ‘글씨연습을 하는데 필요한 물을 떠오는 연못’으로 왕희지는 이 묵지들을 먹으로 검게 물들일만큼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는 것.
‘한번 물러서면…’이라는 제목은 물없이 800리 사막을 건너 중국에 불경을 전한 승려 현장의 이야기. 처음 물없이는 사막을 건널 수 없다고 생각해 되돌아가다가 여기서 되돌아서면 영원히 사막을 건널 수 없으리라는 판단에 각오를 다져 뜻을 이루었다고 한다. 301쪽. 중고생용.
<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