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초등학생이 궁금해하는 환경이야기 30

  • 입력 2000년 2월 11일 19시 55분


싱그러운 햇살이 쏟아지는 초여름. 청개구리 한 마리가 쓸쓸하게 땅 위를 오가고 있다. 그곳은 한때 청개구리가 살던 늪이 있던 자리.

처음 늪에 살게 되었을 때 청개구리는 늪의 나이를 알고는 깜짝 놀랐다. 늪의 나이는 무려 1억4000만살이었던 것.

“에헴, 나 정도 나이가 들어야 늪이라고 말할 수 있지. 늪이 만들어지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거든. 나도 한때는 잘 나가는 호수였어! 하지만 바닥에 차곡차곡 흙도 쌓이고 나뭇잎도 쌓이고 죽은 물고기도 쌓이고 곤충의 시체도 쌓이면서 차츰 늪으로 변해갔지. 늪이 되자 많은 생물이 몰려들더군. 갈대, 부들, 창포가 물가를 뒤덮었고 군데군데 공기주머니가 달린 마름과 커다란 가시연꽃이 자리잡았어. 그리고 철따라 많은 철새가 늪을 찾아오니,얼마나 신났는지 몰라.”

그러나 청천벽력의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이 늪을 메워 농사 지을 땅으로 바꾸기로 했던 것. 마침내 1억4000만살이나 되는 늪은 흙으로 뒤덮이고 마는데….

늪 하나가 사라지면 과연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걸까. 늪은 땅에서 흘러 들어온 갖가지 오염물질을 걸러 준다. 또 희귀식물이나 큰 고니같은 철새들의 서식지가 돼 물가에 사는 생물을 관찰하기 좋다.

한국에도 꼭 지켜야 할 늪들이 어디에 있을까. 큰고니 황고니등이 겨울을 나는 우포늪, 끈끈이주걱 가는오이풀 물봉선 등 습지식물이 자라는 무제치늪, 금강초롱 비로용담이 자라는 대암산 용늪….

늪, 에너지 고갈, 열대우림 등 환경문제를 일깨워주는 서른 가지 주제가 소개됐다.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엘니뇨’와 ‘라니냐’는 심술궂은 오누이로 설명하고 동태평양에서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남아시아 지역에 홍수가 진다는 사실을 밝혀 지구의 기후환경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아이들이 읽기 쉽도록 동화로 생각거리를 던진 뒤 환경에 관한 주요개념들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기획이 돋보인다.

글을 쓴 장수하늘소는 아동도서를 기획집필하는 동화작가들의 연구모임. 초등학교 3,4학년 이상용. 올칼라. 188쪽. 6000원.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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