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하나를 낳으면 당신이 힘이 날까요?”(이씨)
“그러면 좋지. 말을 안했지만 자식 하나 더 있었으면 했어.”(김씨)
농담반 진담반으로 던진 말을 남편은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큰 아들(23)과 둘째 딸(21)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용기를 얻은 이씨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병원에서 임신가능 여부를 알아봤다. 다행이 ‘수태 능력’이 둘 다 살아있었다. 이씨는 19년전 둘째를 낳은 뒤 복강경수술로 묶었던 나팔관을 푸는 난관복원수술을 받았고 아침 저녁 배란촉진제 주사를 맞았다. 몇 달 안돼 ‘원하는 소식’을 들었다. 9개월후인 98년 5월29일 3.69㎏의 우량아로 딸 서연이가 태어났다.
다시 새댁으로 돌아간 듯한 이씨는 요즘까지 하루도 아기 목욕을 거르지 않는다. 서너시간 밖에 잠을 못자지만 피곤한 줄 모른다. 남편 김씨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아이들은 틈만 나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동생 자랑을 한다. 조용했던 집안이 북적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 늦게 왠 고생이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에게 ‘서연이는 신이 주신 선물’입니다. 남부럽지 않게 잘 키워서 시집까지 보내야죠. 그렇기 위해서 엄마가 아프면 안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건강에 신경쓰고 있어요.”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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