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신봉승씨, 한시 125편 번역-해설 책내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금전(金殿)에 아지랑이/둘러 떠 있네/잔치를 자주 여니/우애(友愛) 좋은데/넌지시 사람 끄는 고운 얼굴/그 몇이뇨’

연산군이 남긴 시의 한 구절. 얼핏 보면 풍류를 즐기는 군왕의 한가함이 연상된다. 그러나 ‘사람 끄는 고운 얼굴’이라는 구절은 연회를 연 뒤 중신들의 처첩 중 마음에 드는 여인을 데려다 범한 그를 떠올리게 한다.

시인으로서의 연산군을 조명한 책이 나왔다. 드라마 작가 신봉승이 엮은 ‘시인 연산군’(선출판사). 연산군일기에 수록된 125편의 한시와 번역문을 싣고 해설을 붙였다.

책에 나타난 연산군의 초기 시는 평온한 성정(性情)을 담고 있어 후기의 폭정을 예감할 수 없을 정도. ‘비나니 어진 정승들이여/나의 잘못을 살펴 주고/복령(茯笭)과 대춘(大椿)처럼/오래오래 사시오….’ 그러나 후기 시에서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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