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베르크의 은하계’로 불리어 온 활자 미디어 세계에서 인터넷과 뉴 미디어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그 변화를 가능케한 과거 인류의 정신적 유산을 철학적 미학적으로 되돌아 본 책이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논의를 위해선 과거 전통에 대한 연구는 물론 이론적인 모방과 절충도 망설여선 안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는 우선 뉴 미디어의 복잡한 철학적 미학적 계보를 되짚어 본다. 디지털 미디어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멀티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상황은 라이프니츠로부터 키에르케고르 니체에 이르는 근대 철학의 ‘비주류’들의 흐름 속에 담겨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낭만주의 문학이론에서 사이버스페이스 미디어 이론의 단초를 발견하거나 ‘걸리버여행기’에 이미 ‘문장을 만드는 기계’와 같은 뉴 미디어의 단초가 들어 있었다고 발견하는 대목은 흥미롭다.
그러면서도 활자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말한다. 책이라는 미디어로부터 가장 멀리 탈출할 때, 새로운 미디어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책을 멀리하라는 메시지 역시 책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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