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밝은 봄날이다. 겨울잠을 실컷 잔 동물가족들도 깨어날 때가 되었다.
부스스 자리를 털고 동굴 밖으로 나온 곰. “아니, 누가 날 보고 오줌싸개라고 낙서를 해 놓았네. 개구리 너 나와 봐, 너지! ”
“난 아냐, 나는 겨울 동안 잠만 잤는 걸.”
뱀도, 고슴도치도, 다람쥐도 자기들은 겨울동안 잠만 잤단다. 그럼 범인은 누굴까? “누가 겨울잠을 안자지?”
흥미로운 줄거리로 자연스럽게 줄거리를 따라갈 수 있는 점에서는 여느 그림책과 같지만, 자연계 생물가족의 다양한 생활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도록 생태학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줄거리를 엮었다. 책 마지막 두 쪽에는 본문에 나온 이야기를 토대로 부모가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생태학 지식을 담았다.
곰의 겨울잠 얘기 끝에는 각종 동물들의 다양한 겨울잠 습관을 자세히 알려주고, 모습을 바꾸어가며 뱀의 눈을 속이는 올챙이 얘기 마지막에는 양서류의 일생을 세밀하게 설명한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도깨비 이야기 ‘나랑 같이 놀자’편에서는 곤충들이 동족을 구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어느 날 꿀벌이 민들레의 꿀을 훔쳐간다. 분한 민들레는 바람을 타고 날며 꿀벌을 쫓아가지만, 꿀벌은 거미에게 잡혀먹히고, 거미는 메추라기의 밥이 되고, 메추라기는 여우에게, 여우는 곰에게…. 꿀을 돌려달라는 민들레의 말에 곰은 껄걸 웃으며 똥을 뿌지직 싼다. 똥덩이 옆에서 잠에 빠진 민들레. 이듬해 겨울 다시 예쁜 민들레로 다시 태어난다. ‘먹이 사슬’의 원리를 깨우칠 수 있는 ‘내 꿀을 돌려줘’ 편.
40권 전집으로만 구할 수 있던 책을 최근 낱권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여러 명의 화백들이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인다. 각권 28쪽 6500원.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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