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불 좀 꺼주세요' 내달3일 예술의전당서 다시 불켜

  • 입력 2000년 2월 23일 19시 12분


1992년부터 1995년까지 3년 6개월 동안 장기 공연돼 총 20만명의 관객을 끌었던 화제작 ‘불 좀 꺼주세요’(이만희 작)가 3월3일∼2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초연 당시 이 연극은 ‘분신(分身)연극’이라는 독창적 형식미학으로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주인공들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분신들은 일상생활에서 체면 때문에 표현하지 못하던 말들을 속시원히 해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던 것. ‘본신(本身)’과 ‘분신’의 심리적 갈등,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변화무쌍하게 진행되는 40 장면 이상의 스피디한 극 전환도 흥행에 성공했던 요인.

주인공은 가난한 노점상의 아들인데다 살인까지 저지른 사람이지만 첫사랑을 버리고 부잣집 딸과의 결혼을 통해 국회의원까지 하는 벼락출세를 한다. 과거가 폭로될까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던 그는 자신에 환멸을 느끼고 돌연 의원직을 사퇴한다. 그리고 남편에게 버림받고 홀로 살아가는 옛 애인의 아파트를 찾아가면서 연극은 시작된다. 이 남자와 여자가 하룻밤에 겪는 일을 통해 갖가지 ‘제도’라는 허상에 갖혀버린 현대인이 순수와 본능,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주 내용.

이번 무대는 과거 소극장의 한계에서 벗어나 보다 다채로운 표현기법으로 연출된다. TV와 영화, 뮤지컬에서 활동했던 황인뢰 감독이 처음으로 정극에 도전한다. 스타가 거의 출연하지 않았던 초연 때와는 달리 이호재 남명렬 권재희 정경순 장설하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됐다. 특히 초연당시 3년 6개월 동안 전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 이도경도 출연. 제36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을 받은 박동우와 의상 이유숙 등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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