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영부인은 직위가 아닙니다'

  • 입력 2000년 2월 25일 13시 08분


▼'영부인은 직위가 아닙니다' 이응수 지음/삼진기획 펴냄/328쪽 7500원▼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념으로 불리는 모든 것을 일단 깨놓고 다시 보는 글들을 묶은 책이다. 언론인이면서 신춘문예에 당선한 저자의 약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미 인정받은 저자의 필력이 글을 재미있게 만든다.

이 책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한국인의 ‘엽전’근성, 속물근성을 생활속의 크고 작은 일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은 원래 그래”하고 지나치기 쉬운 생활방식, 사고방식에 대한 지적들이 삶을 바탕으로 한 ‘스케치’에 녹아있어 읽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90퍼센트 할인판매합니다’(2장) ‘카리스마에서 해방을’(3장) ‘이혼도 생존전략이다’(4장) 등 지은이가 파헤치는 한국인의 ‘엽전’근성은 그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마지막 장을 장식한 ‘건국 50년의 말잔치’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국민이 원한다면…” 영화배우 최무룡과 김지미의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학부모들의 교육열을 나타낸 ‘치맛바람’등 한 시대를 휩쓸었던 다양한 ‘말’들을 실었다.

그러나 한국인에 대한 이런 질타들이 그간 너무나 많았고 한국인 스스로 알고 있기에 신선하지 못하다는 점, 신랄한 ‘지적’에서 그치는 글들이 많다는 점이 아쉽다.

신은<동아닷컴 기자>nsilv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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