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중칠우쟁론기’는 여자들이 바느질할 때 쓰는 일곱가지 도구를 의인화한 작품. 바늘은 세요각시, 자는 척부인, 가위는 교두각시, 인두는 인화부인, 다리미는 울낭자, 실은 청홍흑백각시, 골무는 감투할미로 의인화되어 있다.
각자 자기 공이 보다 더 크다고 다투는데 결국 이 일곱 친구들 가운데 처세술이 능란한 감투할미가 주인의 사랑을 받는다는 풍자소설이다.
그런데 ‘아씨방 일곱 동무’는 이 소설의 주제를 자기존중감과 상호존중감이라는 주제로 바꾸어 아동문학영역을 개척한 소중한 작품이다. 모두가 각자 소중한 존재이며 서로 힘을 합해 상호존중을 했을 때, 일이 보다 잘 이뤄 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건을 의인화한 소설이기 때문에 역할놀이 하기에도 매우 적합하다. ‘규중칠우쟁론기’와 ‘아씨방 일곱동무’를 동시에 연극무대에 올려보자. 우선 ‘규중칠우쟁론기’로 8명이 각 역할을 맡아 연기를 하고, 나머지 학생은 둥글게 빙 둘러앉아 구경을 하다가 즉흥적으로 연극에 끼어들어 자신의 의견을 극 중 인물들과 나누어 보는 ‘포럼(Forum)연극’ 형식으로 진행시켜 보자. 연극이 끝나면 곧이어 같은 방법으로 ‘아씨방 일곱 동무’ 연극을 진행시켜 보자. 그런 다음 두 연극에서 같은 역할을 맡은 두 사람을 나란히 앉혀 각자 극 중에서 자신이 느낀 점을 발표하게 하자. 그리고 나머지 학생은 빙 둘러 앉아 경청한 다음 각자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글을 써보게 하자.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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