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세계사’의 이경호 주간은 “3월 중 정영문의 창작집을 세계사가, 같은 작가의 장편을 문학과지성사가 발매하되 출판 시점을 일치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출판계에서는 그동안 전집 형태를 제외하고는 한 작가의 다른 책을 동시에 발매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서로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 채 ‘동반 하락 효과’로 이어질 위험 때문.
이주간은 “문학과지성사의 채호기주간이 동반출간을 제안해 왔다”며 “이번 경우에는 두 책이 각각 창작집과 장편으로 다른 개성과 특징을 보여, 작가의 다양한 측면이 조명될 수 있다는 잇점이 있어 동시 발매에 동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출판사가 문학 전문 출판사이며 각각 문학계간지(작가세계, 문학과 사회)를 발간하고 있다는 공통점, 작가가 예전에 두 출판사를 통해 작품을 낸 일이 있다는 점도 ‘성사’에 한 몫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영문은 등단 직후인 96년 세계사에서 장편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98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창작집 ‘검은 이야기 사슬’을 냈다.
3월 동시출간될 작품명은 세계사의 창작집이 ‘내장이 꺼내진 개’로, 문학과지성사의 장편이 ‘핏기 없는 독백’으로 잠정 결정됐다.
세계사는 공동출간 형태가 신간 홍보와 작가 조명 등의 측면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10월에 출판사 이레와 재불작가 김이소의 장편 각각 1편씩을 동시에 출간하는 유사한 형태의 기획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