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거리는 듯하면서도 풍부한 보이스 칼라를 자랑하는 홍일점 보컬리스트 레네 그로포트(노르웨이)와 세 명의 덴마크 남성(르네 디프, 소렌 라스티드, 클라우스 노린)으로 구성된 ‘아쿠아’의 최대 강점은 팀 이름 ‘아쿠아(물)’처럼 듣는 이에게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 ‘이지 리스닝’ 계열의 음악을 각양각색의 형식으로 담아낸다는 점. 선배 격인 ‘아바’(스웨덴)로 대표되는 ‘스칸디나비아 팝’의 전통을 발전적으로 이었다는 평을 받으며 1집 ‘어퀘리엄’(수족관)을 전세계적으로 1400만장 이상 팔았다.
지난달 빌보드 지와의 인터뷰에서 “운이 좋은 반짝 스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던 ‘아쿠아’는 2집에서는 1집보다 확연히 달라진 자신감을 과시하듯 유로 팝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라틴 댄스까지 접목하는 ‘음악적 식욕’을 과시한다. 이들은 2집 제작과정에서 “1집의 코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소속 음반사와의 갈등 끝에 스스로 수록곡 전체를 만들고 프로듀스하기도 했다.
타이틀곡 ‘Cartoon Heroes’(만화 속의 영웅들)은 제목대로 “만화 주인공들이 지구를 구한다”는 다소 치기어린 내용을 레네 그로포트 특유의 변성기 전 소년 같은 목소리에 흥겹게 담아냈다. ‘Cuba Libre’(자유 큐바)는 제목대로 라틴 리듬을 듬뿍 살린 중간 속도의 댄스곡. 1집의 ‘Turn…’처럼 우리 가요를 연상케 하는 노래를 원한다면 ‘We Belong to the Sea’(우리는 바다에서 왔어요)를 들으면 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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