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국립무용단 새예술감독 원일/음악계 젊은 피

  • 입력 2000년 3월 1일 19시 31분


30대 초반의 작곡가가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됐다. 최근 김명곤 국립중앙극장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작곡가 원일(33).

그는 1997년 영화 ‘아름다운 시절’, 99년 ‘꽃잎’으로 두차례나 대종상영화제 음악상을 받은 영화음악가이자, 언더그라운드 그룹 ‘어어부밴드’의 드러머로도 활약한 다채로운 경력의 소지자. 이번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임명도 대학 시절 음악을 맡은 ‘춤 그 신명’을 필두로 무용음악분야에서 입증된 무대감각이 뒷받침이 됐다.

그로부터 취임의 변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공연 문화계 전반을 폭넓게 경험한 경력이 국립무용단의 탈바꿈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그동안 여러 형태의 공연을 하면서 조명부터 의상까지 다양한 부문의 일류 스태프와 의견을 나눴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앞으로 국립무용단의 발전에 시너지효과를 낳을 것이다. 배정혜 국립무용단장으로부터 예술감독으로 지명될 때 이런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안다.”

-어려운 직책을 맡은 만큼 지금까지의 다양한 활동은 줄어들지 않을까.

“밴드에서의 활동 등 나의 여러 가지 활동은 모두 작곡가로서 경험을 쌓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무용음악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국립무용단의 공연에서는 직접 창작한 음악을 사용하나.

“작곡가를 선정하고 작품의 컨셉을 함께 상의하는 과정에서 내 목소리를 낼 뿐이다. 어떤 내용의 공연을 무대에 올릴 것인지가 결정되면 그때그때 가장 적합한 색깔을 갖고 있다고 여겨지는 작곡가에게 작업을 의뢰하는 것이 당연하다.”

-창작 무용음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금까지는 안무가가 작품의 의도를 설명하면 작곡가가 분위기를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면 음악과 무용작품 전체가 단편 단편의 연결로 흩어지게 된다. 작품 전체의 흐름이 음악에 녹아있도록 작품을 구성해야 한다.

-앞으로 국립무용단도 독립채산제로 나아가게 될 텐데, 상품성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채산성이 문제가 아니다. 배정혜단장과 나는 훨씬 높은 목표를 갖고 있다. ‘스텀프’나 ‘리버 댄스’처럼 전세계에서 각광받는 공연물을 제작하는 것이다. 짧은 시간내에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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