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잡지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김재원씨가 새천년을 맞아 ‘아내 사랑’의 기치를 내거는 책을 펴냈다. ‘한국에서 가장 유능하다는 남편도 그 아내에 비하면 덜 유능하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한국 의 남편들에게 보내는 김재원의 愛테크 52’라는 부제가 붙은 책 < 아내를 이렇게 사랑하라>에서 남편들의 의식전환과 작지만 확실한 아내사랑 실천법을 제시해놓고 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본다.
●글·김영신 기자 ●사진·정경택 기자
★ 하루 한번 이상 아내에게 키스하라 ★
●서기 2000년을 ‘아내 사랑의 해’로 정하자 문화관광부가 정하는 ‘미술의 해’ ‘사진의 해’ ‘연극영화의 해 ’ 등은 있는데 ‘아내 사랑의 해’라고 해서 없으라는 법은 없다. 2000년에 남편이 대한민국의 사나이로서 해야 할 일은, 아내의 가슴 에서 사라졌을지 모를 남편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을 되찾는 일이다.
●아내는 아직도 모른다
남편이란 직업은 잘해야 본전이다. 남편이 직업사회나 인간관계, 가 정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아내가 몰라준다고 화내지 말라. 차라리 아 내에게 그런 사정을 깨우쳐줄 만한, 그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 긴 책들을 선물하라.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20대에는 그래도 자주 “사랑해!”소리를 하던 남편은 30대를 지나 40대 이후쯤 되면 그 한마디에 인색해진다.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낱 말을 국어사전 속에만 있게 하지말라. 아내는 과거 추억 속의 여자 가 아니다. “한가해지면…” “피로가 풀리면…” 등등의 이유로 사랑을 미래형으로 미뤄서도 안된다.
●사랑은 행동이요, 실천이다
아무리 아내를 향해 “사랑의 횟수를 가지고 남편의 애정을 측정해 서는 안된다”고 호소한들 아내에겐 먹히지 않는다. 아내는 남편의 사회적 성공과 함께 침실에서의 성공도 바라고 있음을 잊지 말라.
●잊지 말라, 아내의 감도(感度)를
계절의 변화와 세월의 흐름에 갑작스런 눈물을 보이는 아내를 무심 하게 지나치지 말라. 확실히 남자보다는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것이 여자다. 아무 할 말이 없고, 별로 해준 것도 없어 미안할 때, 아무 말 말고 아내의 눈을 5분간만 들여다보아라(몸이 뒤틀릴 정도로 민 망할 수도 있다).
●‘사랑함’은 ‘함께 있음’이다
저고리 안주머니에 들어 있는 수첩 어느 페이지를 보아도 아내와의 스케줄이 적혀 있지 않다면, 그 남편은 회개해야 한다. ‘바쁘다’ 소리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말은 피치 못할 국가 대사가 아닌 한 가정에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스케줄을 맡겨라.
●파자마를 입고 부엌을 방문하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식사준비를 하는 아내의 모습이 던지는 감동 을 아는가? 진짜 아내를 만나려거든 부엌으로 가라. 거기서 아내의 일상이 얼마나 단조롭고, 따분하고, 희생적인 것임을 배우라. 파자 마를 엉성하게 걸치고, 엉거주춤한 자세, 어색한 얼굴이라면 더 극 적이다.
●매일 밤 입맞춤을 거절하지 말자
결혼 후에도 키스가 싫다는 아내는 거의 없다. 매일 아침, 또는 매 일 밤의 입맞춤을 거절하지 말자.
★ 뜨거웠던 초야를 되살려보라 ★
●초야를 복습하는 로맨티시스트가 돼라
두 사람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연말연시 등 1년에 4차례쯤 신혼여행 지의 그 호텔, 그 방을 아내와 함께 방문해 뜨거웠던 초야를 되살려 보라.
●사랑으로 하룻밤을 지새워라
잠 안 오는 밤이면 차라리 아내와 하룻밤을 꼬박 새워가며 지난날의 이야기와 다가올 날을 구상하며 토론해보라.
●사랑의 표현을 졸장부로 알지 말라
남성우위의 유전자를 퇴출하라. 아내 사랑을 공개적으로 표현함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라.
●아내를 홀로 있게 하지 말라
소설 <자유부인>이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 왜 화제였을까. 아내 의 고독이 다른 남자를 찾아나서기 전에, 아내를 홀로 있게 하지 말 라.
●아내는 자살할지도 모른다
결혼 후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정신없이 한 세월을 지내다 보면 아 내는 ‘나는 뭔가’라는 공허감에 휩싸이곤 한다. 아내 가슴에 삶의 회의가 멈추지 않는지를 조심스레 살펴라.
●아내는 위로받고 싶다
많은 한국의 아내들은 상처 없이 살다가 결혼으로 해서 상처투성이 가 된다. 그래도 아내는 남편의 한마디에 쉽게 문병을 받는다. “힘들지?”라고 따뜻한 위로 한마디 건네보라.
●남편이여, 하루 한 번이면 된다
하루 한 번은 꼭 아내에게 칭찬의 말이나, 눈짓, 손길을 건네보라.
★ 하루 10분씩 아내 눈치를 살피자 ★
●일기장을 공개할 수 있는가
부부동반을 왜 피하는가. 아내가 없어도 항상 옆에 있는 것처럼 의 식하며 행동하면 부끄럼없는 남편이 될 수 있다.
●아내는 지금도 떠나고 싶어한다
아내의 불만과 못다 털어놓은 이야기를 들으려면, 아내를 살림걱정 으로부터 끌어내 함께 여행을 떠나라.
●아내가 몸살이 났는지 ‘맘살’이 났는지 살피자
아내와의 관계는 인간관계가 아닌가? 아내가 몸살이 났는지 ‘맘살 ’이 났는지 주의를 기울여라. 매일매일 하루 10분이면 된다.
●아내와의 야통(夜通)은 살아 있다
야간통행금지 해제는 가정을 소홀히 하라는 신호가 아니다. 밤12시 가 넘은 시간까지 아내를 기다리게 하지 말자.
●언제까지 ‘초보운전’이냐
결혼 5년이건 10년이건 아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모 르는 남편들이 적지 않다. 결혼은 연습이 아니다.
●아내의 깊은 곳이 더럽혀지고 있다
흡연은 나와 가족의 건강을 해치는 독약이요, 아내에 대한 원천적 배신이다. 담배를 끊는 일이야말로 사나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꼭 해볼 만한 일이다.
●아내에게 욕지거리를 하지 말라
아내에게 욕할 거면 차라리 거울을 보고 자기자신에게 욕을 퍼부어 라.
●아는가, ‘아내를 사랑하라’는 칠언절구를
80년대 ‘아내를 사랑하라’는 표어를 붙이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21세기에 이 나라의 남편들은 아내 사랑의 달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