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소나타 엔진오일 샌다…소비자-현대 리콜 공방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17분


현대자동차와 관계당국이 EF쏘나타에서 엔진오일이 새는 결함을 확인하고도 리콜 조치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3일 건설교통부 산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동안 EF쏘나타 430대를 시험한 결과 74%인 320대에서 엔진오일이 새는 결함이 발견됐다. 엔진과 엔진 덮개를 연결하는 개스킷 부위의 볼트들이 불량해 1㎜정도 틈이 생기면서 엔진 오일이 새어나오는 것.

연구소 관계자는 “3000∼5000㎞ 이상 주행하면 엔진오일이 새기 시작해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새는 정도가 심해진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측은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자체 조사를 통해 결함을 발견하고 지난해 11월부터 개선된 부품으로 새 차를 출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8년부터 지난해 11월2일까지 출고된 12만대의 차량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정비공장을 찾을 경우에만 새 부품으로 교환해주고 있어 이를 알지 못한 채 위험에 노출된 소비자들을 방치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EF쏘나타에는 4.3ℓ의 엔진오일이 들어가는데 이중 2.5ℓ만 있어도 운전에 지장이 없다”며 리콜을 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건설교통부도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관리법에 의한 결함시정(리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자동차를 산 뒤 보닛 한번 열어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엔진오일이 새는 상태로 주행하다가 엔진 손상을 입거나 심하면 불이 날 수도 있다고 시민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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