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76% 가출충동 경험…자녀가출 "설마"가 낭패부른다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설마 우리 아이가 가출을….’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서울 YMCA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76.4%가 “가출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11.7%가 실제로 24시간 이상 집을 떠난 경험이 있다.

3월은 청소년의 생활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시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빌미’가 있을 경우 충동적으로 집을 떠날 수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02-2231-2000)의 유성경상담교수는 “가출을 하는 청소년들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있다”며 가출을 하기 전에 그들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고 빠르게 대처하면 가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표 참조>

청소년상담원에 들어온 상담사례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들은 △인격적 무시 △부모의 지나친 간섭 △공부의 압박감 △가정 불화 등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가정문제가 있을 때 가출하고 싶어한다.

또 “내 꿈을 펼치고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실컷 놀기 위해” “부모에게 시위하기 위해” 가출을 하는 ‘추구형 가출’도 있다.

자녀가 평소와 다른 ‘신호’를 보낸다면 학교와 친구, 상담기관 등의 도움을 찾는 것이 좋다.

▽담임교사와 면담하기〓수업태도 친구관계 품행 교사에 대한 태도 등 학교생활 전반에 관해 의논한다.

▽친구의 부모들과 연락망 만들기〓자녀의 친구 및 친구 부모들의 연락처를 미리 알아두고 평소 아이들에 관한 의견을 주고 받는다.

▽가출에 대해 직접적인 대화 나누기〓‘멍석’을 깔아주면 자녀가 가출을 결심했더라도 실행하기 힘들다. “가출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가출해서 어떻게 살건데?”등을 물어보아서 ‘김’을 뺀다.

자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당최 입을 열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이럴 때 아무리 “대화 좀 하자”고 해도 소용없다. 특히 “너 요즘 행실이 왜 그 모양이냐?” “도대체 뭐가 되려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밤늦게 싸돌아 다니니?” “네가 요즘 내 피를 말린다”같은 말은 자녀의 반발심만 돋울 뿐이다.

다음은 자녀의 마음과 입을 열어주는 아홉가지 표현. △요즘 뭐 힘든 것 없니? △안색이 별로 안좋구나. 무슨 고민있니? △짜증을 자주 내는 걸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는게 있나보다. △열심히 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 속상하지? △공부에 집중도 안되고 자꾸 놀고 싶지않니? △친구들이 자꾸 불러내는데 거절하기 어려울거야. △요즘 자주 늦는구나. 엄마가 걱정된다. △집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우리 말로 해보자.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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