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정태희 作 '선거'

  • 입력 2000년 3월 9일 16시 23분


▼'선거' 정태희 장편소설/삼진기획 지음/388쪽 7800원▼

새천년이 되어도 선거판은 어찌 그리 구태를 닮는 것인지? 정치는 영원히 진보되지 않은 퇴행의 산물이란 말인가?

드디어 시민단체가 큰발을 내디뎠다. 이른바 '총선시민연대'가 벌이는 낙천-낙선운동이 그것. 2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피 흘리지 않고 벌이는 유권자의 '무혈 명예혁명'이다.

작금의 선거행태를 고발하는 다분히 시사적인 소설 한편이 나와 눈길을 끈다. 92년부터 선거기획 프리랜서로 활동했다는 정태희씨가 이 시대에 왜 낙선운동이 필요한 지를 소설로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권모술수로 국회의원이 되려는 후보와 정공법적인 방법으로 선거에 임하면서 갈등을 겪는 후보들 사이에 전쟁을 방불케하는 숨막히는 싸움. 돈과 힘에 눌려 선관위마저 공명선거를 저해할 정도의 타락선거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에피소드들.

이제 정치는 탈바꿈되어야 한다. 이제 선거는 깨끗이 치러야 한다. 더이상 후손들에게 손가락질당하지 말자고 이 작가는 책 구석구석에서 아프게 소리치고 있다.

최영록<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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