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사터로 향하는 길가에 늘어서 있던 미인송, 만물상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삼선암 등 금강산 여행길에서 만난 대상들이 담겨 있다. 삼선암, 귀면암, 천선대, 만물상 등이 등장한다. 구룡폭포, 비룡폭포, 팔상담 등 금강산의 폭포와 계곡도 그렸다.
가느다란 선으로 금강산 바위의 뼈대를 그린 후 흰 색으로 화면을 칠했다. 화면 가득한 선으로는 금강산 바위들이 현란하게 이루어내는 골격미를 표현했다. 회색계통의 화강암이 많은 금강산 바위의 색채를 떠올리며 전체적으로 밝은 색채를 썼다.
그의 그림에 나타나는 금강산의 바위들은 역동적이다. 길이가 3m가 넘는 작품 ‘만물상’은 수 많은 바위들이 화면 중앙을 향해 물결처럼 몰려드는 듯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반면 ‘천선대에서 본 만물상’은 천선대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부채살같이 퍼져 나가는 바위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천변만화하는 금강산바위의 이미지들이다.
‘비봉폭’ ‘구룡폭’ 등 폭포를 그린 작품에서는 흑백의 대비를 사용해 수묵화처럼 그렸다. 그 속에서 떨어지는 물결은 역시 힘차다. 그의 그림속에서 금강산은 화사하면서도 힘이 있다. 학고재 02-739-4937, 아트스페이스 서울 02-720-1524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