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이다. 작가들의 출세작이기도 하다. 전수천은 ‘방황하는 혹성들…’로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했다. 강익중도 ‘오페라를 부르는 부처’로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했다. 육근병은 1992년 제9회 카셀 도큐멘타에 ‘풍경의 소리-터를 위한 눈’을 출품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초대전 형식으로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는 작가 선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풍경의 소리’ 시리즈를 발표해 온 육근병은 카셀도큐멘타에 초대됨으로써 일약 국내 미술계의 기대주가 됐다.
이처럼 해외에서 성가를 높였던 국내작가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4일부터 4월22일까지 지난 10년간 주요 국제 미술전에 참가했던 국내 작가들의 출품작들을 전시하는 ‘새천년의 항로-주요 국제전 출품작가들, 1990-99’를 연다. 전수천 강익중 육근병의 작품을 비롯해 1995년 리용비엔날레에 출품했던 김영진의 ‘액체’, 1997년 상파울로비엔날레에 내보냈던 김춘수의 ‘수상한 혀’ 등 21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국제무대에 나섰던 작품들을 통해 한국미술의 큰 흐름을 볼 수 있다. 해외전시에 한국을 대표해 참가했던 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해외 전시가 끝난 후 국내 미술관이나 소장가들이 구입해 보관해왔다. 흩어져있던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당시 출품작가들의 신작도 일부 선보인다. 총 70여점이 전시된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 한국에 베니스비엔날레 3회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겨 준 이불의 작품이 작가와 국립현대미술관의 일정 조정 실패로 전시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