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여성4인조 '샤크라' 봄바람 타고 온 인기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3월초 첫 음반을 낸 여성 4인조 그룹 ‘샤크라’는 이제 더 이상 기대주가 아니다. 유망 신인의 범주를 넘어 정상을 노릴 만큼 인기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주 신나라 음반 판매 12위. 판매순위 첫 등장인데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7만장 판매를 넘기면서도 매일 4000∼6000장의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바람’이 거세다.

이들의 음악적 특징은 다양하다는 것. 첫 음반 ‘샤크라’에 수록된 열 곡이 각양각색이어서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 중 머릿곡 ‘한(恨)’. 제목은 조선 시대를 연상시키지만 노래 분위기는 N세대 전용 댄스 클럽 풍이다. 인도 고어 지방의 전통 타악 리듬과 테크노를 접목시킨데다 멜로디와 리듬도 변화 무쌍하다. 기성세대가 들으면 ‘한’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한스럽다’는 말은 N세대도 써요. 이별의 아픔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것 없잖아요. 다만 표현방식이 다를 뿐이지.”

이들은 다른 수록곡에서도 굳이 ‘샤크라 표’를 고정하지 않는다. 수록곡 ‘챔피언’은 익살스럽고, ‘결심’은 재즈 풍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별징후’는 10대 소녀의 앙징맞은 풋사랑을 담은 힙합이다. 음악을 들어보면 이처럼 복잡하게 섞인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다.

‘샤크라’는 멤버 구성부터 개성의 폭이 넓다. 이니(20) 황보(19) 려원(18) 은(15)은 목소리나 외모에서 비슷한 구석이 없다.

리드 보컬 황보는 굵은 톤의 허스키이고, 이니는 여성의 전형적인 하이톤. 려원은 ‘까불이’라는 별명답게 노래 속에서 재잘거리고, 은은 내레이션을 맡는다.

‘샤크라’는 음악 패션 안무 사진 등 각 분야의 정상급이 합류해 만든 일종의 ‘집단 창작품’이다. 그룹 ‘룰라’의 멤버였던 이상민이 음악을 총지휘했고, 사진작가 김중만이 음반 재킷 사진을 찍었다.

뮤직비디오는 홍종호 감독이, 패션은 프랑스에서 우리 한복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이정우가 맡았다.

‘샤크라’를 발탁해 프로듀서를 맡은 이상민은 “‘샤크라’의 가장 큰 특징은 노래 뿐만 아니라 갈수록 보여줄 게 많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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