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소녀 바리공주는 죽은 영혼만 갈 수 있다는 저승세계에 가서 생명수를 가져와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를 살려낸다. 한 번 건너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황천바다를 건너갔다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일이다. 이 일이 있은 후 바리공주는 생명을 살려내는 초능력을 지니게 된다. 바리공주 이야기는 어린 소녀가 저승세계를 다녀와 초능력을 지닌 신격을 부여받는 통과의례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통과의례란 원래 고통과 극복의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이미 소녀 바리공주에게는 마술과 주술물의 획득 또는 변신이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바리공주’ 이야기를 읽기 전에 백터맨이나 포켓몬스터의 초능력과 변신에 대해 간단히 주제토의를 해보자. 그리고 이런 주제는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에도 나온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바리공주를 읽어보게 한다. 읽고 난 후에는 백터맨이나 포켓몬스터와 바리공주이야기를 비교, 대조하도록 해 보자.
러시아 학자 프롭(V.Propp)은 1928년 각 나라의 동화 100편을 분석하여 이야기의 공통적인 요소를 간추려 낸 ‘이야기의 31기능’을 발표한 바 있다. 주인공에게 초능력이 주어지거나 마법사가 도와주며, 주술물을 획득하거나 획기적인 장소로 이동 또는 다양한 변신이 이루어지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동화에서는 이런 공통점이 어떻게 바뀌어 나타나는지 토의해 보게 하자.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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