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우리네 부모들이 직접 보고 경험하신, 얼마 지나지 않은 최근의 사건들로 엮여져 있는 시대.
그러나 1990년대에 새롭게 등장한 세대는 이에 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그들 대부분이 국사책에서 배운 청동기시대에 대해서라면 무엇인가 말할 수 있지만 ‘유신’이 무엇인지 ‘반민특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할 말도 없고 관심도 없는 것이 현실일 터.
김진국·정창현 공저의 'www.한국현대사.com'은 바로 이러한 젊은 세대에게 한국 현대사를 알리려는 의도로 쓰여졌다. 한국현대사의 묵직하고 어두운 이야기들을 가벼운 문장으로 경쾌하게 서술하여 젊은 세대가 쉽사리 다가설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생생한 사진 자료와 글 상자를 적절하게 사용한 편집 역시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나오지 않으면 멱살이라도 잡고 끌고 나와도 좋았다. 경찰이 나섰다. 등원을 거부하는 의원들을 강제 연행하여 의사당에 강제 연금하였다. 머릿수만 채우면 돼. ‘빨갱이’? OK. 국제 공산당 관련 혐의로 체포되었던 열 명의 의원이 석방되어 등원하였다.(8장 ‘어리석은 백성을 버리지 마십시오-부산정치파동’ 중에서)
친근한 문장을 사용하고 있으나 담고 있는 내용마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우선 1945년 건국준비위원회부터 최근의 경제위기에 이르기까지 56년의 한국 현대사를 아우르는 29개의 주요 카테고리를 추출해낸다. 그리고 각각의 카테고리 안에서 시대와 사건의 핵심에 일직선으로 접근함으로써 시대상을 명확히 파악하게시리 애쓰고 있다.
두 저자는 지난 10년간 어떤 형태로든 한국현대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해온 젊은 연구자들이다. 김진국은 한국현대사와 철학분야의 기획 출판분야에서 활동해왔으며, 정창현은 현재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유미<동아닷컴 기자>hazell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