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21세기 벤처대국을 향하여

  • 입력 2000년 3월 24일 19시 33분


밤이 되면 도시 곳곳 붉은 십자가에 불이 들어온다. 젊은 목사나 전도사들이 신도 한두명으로 시작한, 이른바 개척교회. 그건 ‘벤처’다. 어디 이뿐인가. 도시 근교에 조그만 암자를 열고 신도를 맞이하는 사찰 역시 ‘벤처’라 하기에 충분하다.

빨리빨리, 냄비 근성.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우리 특성이지만 이것 역시 뒤집어보면 벤처 기질이다. 한국인은 체질적인 벤처리스트다.

한국 벤처의 가능성을 점쳐보고 다양한 조언을 담은 벤처 가이드북. 저자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이광형교수와 이민화 메디슨 회장은 한국 벤처의 미래를 낙관한다.

그럼 성공하는 벤처가 되려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나.

그 하나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뉴하드(New Hard)’ 제품. 순수 소프트웨어만으로는 서양을 따라잡을 수 없고 소프트웨어 없는 하드웨어만 고집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미래산업의 반도체장비, 메디슨의 전자의료기기 등이 뉴하드의 대표적인 예.

다른 하나는 세계적 표준과는 거리가 먼 한국적인 제품. 이 둘을 만족할 때 벤처 성공률은 70%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나눔의 정신에 기초한 벤처의 기부 문화 정착, 벤처와 중소기업의 협조, 벤처의 비정부 기구 지원 등 사회봉사 정신과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는다. 272쪽, 8900원.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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