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일본천황은 한국인이다' 저자 홍윤기교수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0분


《고대 일본 천황은 백제왕가의 후손인가. 홍윤기 한국외대교수(일본사)의 ‘일본 천황은 한국인이다’(효형출판)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천황은 한국인’이라는 홍교수 주장에 대해 ‘논리의 비약, 국수주의적 견해’라는 비판의견이 본보 22일자 A15면에 소개되자 홍교수가 반박문을 보내왔다. 》

▼"史實에 의한 事實 국수주의 매도는 곤란"▼

모름지기 역사는 이성(理性)의 언어로 써야 하며, 감성(感性)의 언어는 절대 금물이다. 왜냐하면 역사는 사실(史實)을 사실(事實)대로 밝히는 이성적 작업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본역사를 고증에 의해서만 써왔다. 필자의 ‘일본 천황은 한국인이다’는 고대 금석문과 유물 등 고고학 자료와 고대 문헌 등 고증과 전거에 의한 자료만을 토대로 썼다.

그런데 나의 견해에 대해 정효운 교수(동의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 천황가에 한국계의 피가 섞였다는 것은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천황가를 한국인이라고 보는 것은 논리적인 비약이다…국수주의적 견해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정교수에게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나는 일본 천황가의 한국인 천황들의 역사적 사실을 고증에 의해서만 규명해 냈다는 점이다. 또한 정교수는 일본 천황가에 “설령 한국인 피가 섞여 있다고 해도 그것은 지나간 역사의 사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는데,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그렇게 반(反)역사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매우 걱정스럽다. 오늘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일본 천황들의 실명(實名)을 들어서 그들이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을 금석문과 고증 자료들을 통해 입증한 학자가 있다면 밝혀주길 바란다.

나의 연구 조사에 의하면 한일관계사는 한치윤(18세기)과 신채호가 ‘한일동족론’을 단순하게 지적했던 것과, 20세기후반 북한 사학자 김석형의 ‘고대 조일(朝日)관계사’와 천관우의 ‘한국사의 조류-삼국시대’ 등에서 고대 일본 큐슈와 야마토 등 지에 백제 등의 분국(分國)이 있었다고 하는 일본 ‘분국론’ 등이 보일 따름이다. 근년에는 최재석 고려대교수의 ‘백제의 야마토 왜와 일본화 과정’ 등의 연구가 주목된다.

일본 사학자 고바야시의 ‘백제 성왕은 킨메이 천황이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본다. 일본 천황가에서 성왕을 일본 황실의 제신(祭神)인 ‘히라노 신’(平野神)으로 모시고 있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선 아직도 임나일본부설 등이 횡행하고 있고 극우역사론자 니시오 칸지(西尾幹二)가 소위 ‘국민의 역사’를 펴내면서 황국사관 재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도 또한 우려된다.

나의 주장에 대해 ‘국수주의’ 운운하는 식의 발언은 이성적 합리적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당황케 한다.

홍윤기교수(한국외국어대교수·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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