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는 말이 기동력의 상징이었으므로 出馬에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평시라면 出他(출타)용일 테고 혹 任地(임지)에 나가는 관리라면 赴任(부임)용일 테다. 실제로 出馬라면 임지에 나간다 는 뜻도 있다.
말의 기동성은 전시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지휘관을 태워 戰場(전장)을 누볐는데 이 때문에 名馬(명마)는 名將(명장)과 함께 일컬어지는 경우가 많다. 項羽(항우)의 오추마나 呂布(여포)의 赤兎馬(적토마)가 있다.
여기서 出馬라면 '말을 타고 戰場에 나간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出戰인 것이다. 水滸誌(수호지)에 보면 여천우가 出馬하여 呂方(여방)과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관리가 任地로 가든 장군이 戰場으로 가든 出馬에는 뚜렷한 목적을 띄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어떤 목적을 띄고 나가는 것도 出馬라고 했다.
요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러 후보들이 出馬했다. 아마 당선되어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憂國衷情(우국충정)이었으리라.
그런데 좀 이상하다. 納稅(납세)와 兵役(병역)이라는 국민의 기본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후보들이 많은 것 같다. 治國에 앞서 修身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그러나 방법은 있다. 말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다. 落馬시키는 것이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478sw@mail.hanyang.ac.kr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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