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그는 1970년대 후반∼1990년대 즐겨 들었던 발라드를 현대적 감각으로 편곡해 부르는 방법을 택했다. 타이틀곡으로 정한 ‘꿈을 꾼 후에’는 1979년 여진의 발라드를 다시 부른 노래. 원곡과는 다른 몽환적인 느낌을 강화하면서도 변질된 느낌을 갖지 않도록 고음역 사용을 자제했다. 노래 ‘신부에게’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듀엣 ‘유리상자’의 멤버 박승화가 맡은 코러스는 클래식한 이미지를 더해준다.
1980년대 중반 MBC 강변가요제 금상 수상곡인 그룹 ‘도시의 그림자’의 ‘이 어둠의 이 슬픔’을 R&B(리듬 앤 블루스) 풍으로 윤색한 노래는 한결 사운드가 풍요로워졌다. 국내 1급 세션 기타리스트인 함춘호의 멜로디 라인에 실린 이정봉의 보컬은 잔잔하기까지 하다. ‘아이 빌리브’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수영과의 듀엣곡 ‘시작되는 연인을 위해’도 이런 절제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정봉은 “몇 년 간의 가수생활을 통해 편안하면서도 가식 없는 목소리가 진정한 매력인 것을 알았다”며 “앞으로는 탁성에 가까운 목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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