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맛에 민감하면 머리도 좋아져

  • 입력 2000년 4월 11일 19시 50분


우리 뇌는 유전자의 명령 이외에 생후 받게 되는 환경적 자극과 정보에 따라 아주 다양하게 성장 발전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역동적인 삶을 살고있는 곳에서는 길이 넓어지고 새로운 길과 역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일본영화 ‘철도원’처럼 광산이 폐쇄되어 더 이상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이 없는 곳에는 철도지선과 역이 없어지는 것과 같이 정보와 자극이 없으면 뇌 회로는 막히고 사라지게 된다.

눈을 통한 시각자극, 귀를 통한 청각자극, 혀를 통한 미각자극, 코를 통한 후각자극, 피부를 통한 촉각자극 즉 오감을 통한 적절한 자극이 뇌 발달에 중요하다.

아주 어릴 때는 다른 감각보다 먹는 본능과 연결되어 있는 미각이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보는 대로 입속에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먹는 본능은 억제되는 한편 공부라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고 억압된 식욕본능을 만족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먹게 돼 비만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강제적 교육을 줄여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해주면서 동시에 미각을 통한 식욕본능을 가능한 한 충족시켜 주는 것이 좋다.

특히 맛을 통한 식욕본능을 만족시켜 주는 충실한 식사훈련이 어릴 때부터 필요하다. 충실한 식사에서는 후각, 시각의 자극은 물론 대화가 동반되므로 청각자극과 정서적 안정이 동시에 달성될 수 있다.

또 아주 어린 시기에 발달되어 있는 미각능력을 계속 성장시켜주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혀의 맛봉오리 숫자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다른 감각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미각능력을 계속 개발시켜주는 노력이 평생 필요하다.

서유헌(서울대의대교수·한국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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