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8일부터 전주국제영화제…20개국 출품 160여편 상영

  • 입력 2000년 4월 17일 19시 45분


지금 전주는 28일 시작되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로 ‘영화의 봄’이 무르익고 있다. 이 영화제에는 5월4일까지 20여개국에서 출품된 영화 160여편이 상영된다. 어떤 영화를 볼까? 이 영화제의 정성일(영화 월간지 ‘키노’ 편집장) 김소영(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교수), 두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영화 10여편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오디션〓일본 무라카미 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상처한 중년 남자가 영화사에 있는 친구 도움으로 오디션을 통해 이상적인 여성을 만나려다 끔찍한 결말을 맞는다는 내용의 공포 영화. 평범한 일상을 엽기적인 공포의 세계로 전환시키는 일본 감독 미이케 다카시의 상상력과 연출력이 돋보인다.

△남국재견〓1989년 ‘비정성시’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중요한 아시아 감독의 한 사람으로 떠오른 대만 후샤오시엔의 작품. 전통과 경제성장, 대만과 중국의 관계 등 현대 대만인이 겪고 있는 혼란을 유머러스한 에피소드 속에 그린 코미디.

△포르노그래픽 어페어〓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프랑스의 나탈리 베이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섹스 자체만을 즐기던 두 사람의 관계에 감정이 개입하면서 균열이 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포르노와 로맨스의 차이는 무엇일까?감독은 프레데릭 폰테인.

△안개의 기억〓디지털 영화에 관심있는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 존 조스트와 함께 대표적인 ‘디지털 감독’인 존 아캄프라의 작품. 상영시간은 11분으로 짧지만 회화적인 느낌의 화면이 긴 여운을 준다.

△안나의 랑데부〓70년대이후 가장 중요한 페미니스트 감독으로 꼽히는 벨기에의 샹탈 애커만의 작품. 영화감독인 안나의 여정을 통해 영원히 방황할 수밖에 없는 유태인의 삶을 그렸다. 끝없이 이어지는 여행 길과 외로움이 묻어나는 안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뚜르누예의 집〓러시아 보리스 바르네트 감독의 작품. 시골에서 올라온 소녀가 도시에서 하녀로 생활하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시적인 유머와 리듬감이 뛰어나다.

아울러 ‘사탄 탱고’는 심야상영작으로 상영시간이 7시간18분에 이르는 작품이며, ‘풍경’은 지난해 낭트 3대륙 영화제 상영작이었다. ‘스톤’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계승자로 불리는 러시아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작품. 체홉 박물관에서 유품을 관리하는 한 청년과 유령으로 찾아온 체홉과의 만남이 다뤄지고 있다.

이밖에 개막작으로 선정된 ‘오 수정’(홍상수 감독), 케이트 윈슬렛과 하비 케이텔 주연의 ‘홀리 스모크’ 등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입장권 예매는 전북은행 본점과 각 지점 창구나 인터넷 홈페이지(www.ciff.org)에서 할 수 있다. 0652-255-1944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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