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뇌와 같은 외배엽에서 나와 발달하기 때문에 뇌와는 형제간이며 ‘표면에 있는 뇌’라고도 불린다. 또 뇌와 풍부한 신경회로로 연결돼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까닭에 피부에 가해지는 아주 약한 자극도 뇌에 잘 전달된다. 가벼운 공기의 흐름에도 쉽게 반응하는 것은 물론 혈액순환도 잘돼 감정에 따라 금방 상기되기도 하고 창백해지기도 하는 ‘감정의 얼굴’이 된다.
사랑이 없는 관계에서 피부는 차가와지고 굳는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할 때 멜라닌 호르몬이 많이 나와 피부가 검어지고 두드러기나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뇌와 피부는 예민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피부감각을 발전시키는 것이 뇌발달에 중요하다.
피부에서 촉각을 감지하는 수용체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둔해지고 적어진다. 피부감각수용체를 잘 유지하는 것은 뇌에 신선한 자극을 줘 건강과 정서안정에 좋다.
매일 목욕을 해서 피부를 깨끗이 하고 목욕할 때 적절하게 피부를 문지르거나 더운 물, 찬 물로 감각수용체를 적당히 자극해 준다. 특히 부모가 아이와 목욕을 같이 하면서 아이의 피부를 씻겨주며 사랑과 격려의 대화를 나눈다. 아이의 머리나 등을 쓰다듬어 주거나 가슴으로 포옹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
어릴 때부터 손으로 만져 물체를 구별하는 훈련도 촉감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손을 잡아보고서 상대방의 감정상태를 추정해 보는 훈련은 피부감각 수용체의 발달은 물론 우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이와 같은 스킨쉽은 뇌발달은 물론 정서적 안정도 얻을 수 있는 훈련이다.
서유헌(서울대의대 교수·한국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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