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만든 인물들은 무릎을 모으고 그 무릎 위에 얼굴을 기대고 있다. 혹은 두 명이 서로 등을 맞대고 있다. 때로는 두 손을 내린 채 대지위에 서 있다. 고독에 잠긴 채 혹은 상념에 잠긴 채.
26일부터 5월2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모인화랑에서 개인전을 여는 도예가 김숙자의 작품들은 친근한 느낌을 준다. 만물을 기르는 터전인 대지. 어머니의 품성을 느끼게 하는 대지의 흙으로 만든 그의 작품들은 공격적이지 않다.
김숙자의 작품들은 인물을 표현한 것이 많다. 이 인물들은 둥근 얼굴에 친근한 표정을 담고 있다. 친누이 형제 같은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맑은 심성이 느껴지는 어린아이들의 표정도 담겨 있다. 이들은 땅위에 앉아 생각에 잠기거나 대지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모나지 않은 얼굴,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된 신체. 이같은 작품들로 김숙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을 표현하고 있다.
많은 것을 낳고 기르는 대지의 생명력, 그 어머니와도 같은 푸근함. 그가 흙으로 만든 인물상들은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같은 흙의 넉넉함과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다. 02-739-9292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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