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인 김수자는 보따리로 인생을 이야기한다. 보따리는 무엇인가를 꾸려 어디론가로 떠나는 인생의 유랑을 떠올리게 한다. 그 보따리에서는 삶의 애환이 느껴지지만 동시에 그 보따리에는 삶의 내용물이 들어있다. 김수자는 우리의 삶이 보따리에 인생의 꿈과 희망과 의미를 싸서, 그 보따리를 이고 지고 그 어디론가의 목적지로 찾아 떠도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30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로댕 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수자 개인전. 한국적인 소재인 보따리를 통해 인생의 희망과 유랑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국제적인 지명도를 쌓아가고 있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 볼 수 있다.
그는 이불보 등 원색에 가까운 강렬한 색감의 보따리천을 걸어놓은 설치작품을 보여준다. 그리고 직접 보따리를 싸서 전국을 떠도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따리가 연상시키는 ‘유랑’의 이미지를 직접 퍼포먼스로 구현한 것이다. 1997년 가을 그는 보따리를 가득 실은 소형 트럭을 타고 11일 동안 전국을 돌았다. 서울 속초 대구 부산 광주 대전 등 2727㎞를 여행했다. 이 과정을 비디오로 촬영했다. 이 비디오필름이 상영된다. 이 때 전국을 돌았던 보따리 실은 트럭도 전시됐다. 그는 이처럼 보따리를 잔뜩 실은 트럭을 99베니스비엔날레에서도 전시했었다. 보따리 꾸리는 삶, 멈추지 않고 떠도는 삶. 떠도는 과정속에서 그 무엇을 찾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속에서 자신의 삶을 추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02-2259-7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