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 이렇게]정태선/알쏭달쏭 수수께끼 활용

  • 입력 2000년 4월 21일 21시 18분


▼'동생의 비밀' 장경렬 엮고 옮김, 김정한 그림/문학과지성사 펴냄▼

‘먼저 웃고 먼저 울던 시인이여 끝까지 웃고 끝내 울고 갈 시인이여’

시인 김현승은 시인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짤막한 시 구절을 처음에 읽을 때는 쉬운 단어와 운율로 쉽게 들리지만 두 번 읽으면서 그 의미를 생각하면 함축적인 상징성 때문에 어렵게 느껴진다. ‘먼저 듣고 먼저 즐기던 시, 끝내는 어려워 멀어지는 시’라고 바꾸어 보고 싶다. 사실 우리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시를 들으며 자랐다. 자장가를 들으며 놀이를 하며 시를 듣고 부르며 즐겼다. 그런데 자라면서 점점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람들이 시를 어려워하고 멀리하게 된다.

시 자체의 상징성과 애매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학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써 생각해 본다면, 다양한 시 수업방법이 개발되지 못한데도 그 이유가 있는 듯하다.

다양한 시 수업방법 가운데 수수께끼를 활용한 방법을 하나만 소개해 보려 한다.

우선 쉽게 알아 맞힐 수 있는 수수께끼로 마음의 준비를 시킨 다음, 나무에 관한 수수께끼를 던져 알아 맞히게 한다. ‘봄에는 화려하고 멋지게 차려 입는다. 여름에는 더욱 많이 입고 추워질수록 옷을 벗어버린다. 그리고 겨울에는 알몸이 되어 버린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책 ‘동생의 비밀’ 136쪽에 나오는 동시 ‘나무’를 소리내어 읽게 한다. 수수께끼 자체가 한 편의 시가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어 시 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깨뜨리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 같은 방법으로 ‘달’ ‘별’ ‘촛불’에 대한 수수께끼를 던져 준 다음 수수께끼를 풀어 한 편을 시를 쓰게 유도해 보자. 그런 다음 영미 동시모음집 ‘동생의 비밀’에 나오는 시를 읽어보게 하면 아마 시가 친숙하게 느껴질 것 같다.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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