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망국 1300여년만에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충남 부여군은 중국허난성(河南省) 뤄양시(洛陽市) 북망산에 있는 부여융의 묘 주변에서 흙 40㎏을 떠와 부여 부소산 고란사에 안치했다. 의자왕 부자의 한이 서린 흙이 백제 땅 부여로 돌아온 것이다. 22일 부여에 도착한 흙은 구드래 선착장에서 배를 통해 고란사로 옮겨졌다. 부여군이 부여융의 묘 주변의 흙만 가져온 것은 의자왕의 묘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
부여군은 부여 능산리 고분군에 의자왕과 부여융의 가묘(假墓)와 제단(祭壇)도 설치한다. 백제 문화제 개막일인 10월6일 이곳에서 의자왕과 부여융 초혼제를 올리고 중국에서 가져온 흙을 이곳 가묘에 영구 안치할 계획이다.능산리 고분군엔 또 부여융 묘지석(墓誌石) 복제품도 함께 설치한다. 부여융 묘에서 출토된 묘지석을 복제한 것으로, 부여군이 지난해 뤄양시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다. 이 묘지석 복제품엔 부여융의 출신지 생애 성품 등이 669자의 해서체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 땅에서 떠돌던 의자왕과 부여융의 넋. 이제 편안히 잠들 수 있을지….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