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국내 한 회사가 시중에 내놓은 펌프는 일본 제품인 DDR를 제치고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춤동작 연습기.
펌프는 발판이 전후좌우로 배치된 DDR와는 달리 대각선으로 배치돼 있고 한가운데에도 발판이 있어 보다 다양하고 큰 동작의 춤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또 국내 가요에 맞춰 춤을 연습할 수 있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철가면’은 펌프 동호회 가운데 가장 실력이 뛰어난 팀중의 하나. 최근 전국대회에서 단체전 2위에 뽑힌 것을 비롯해 개인전에서도 3등과 5등을 하는 등 전체 회원의 실력이 뛰어나면서도 고르다.
철가면은 지난해 10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창립된 뒤 인근 서울대 숭실대 숙명여대생들이 참여하면서 제 모습을 갖추게 됐다.
주로 중고생 위주인 다른 팀과는 달리 전체 회원 30여명 가운데 대학생이 절반이 넘고 대학생 중 반 정도가 서울대생이다. 여자 회원도 10명이 있다. 초기 멤버를 제외하고는 회원들을 모두 오디션을 거쳐 뽑고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회원인 박영섭씨(26·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박사과정)는 “요즘 벤처 창업 때문에 자주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춤이라면 젊은(?) 친구들 못지 않게 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철가면은 펌프 위에서 단순히 스텝만 밟는 것이 아니라 손 팔꿈치 무릎 머리 등을 이용한 각종 묘기와 나름대로 스토리를 가진 코믹 연기 등도 펼친다.
회원 류상모씨(23·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4년)는 “팔꿈치와 무릎이 성한 회원이 없을 정도”라며 “독창적인 춤 동작을 개발하기 위해 항상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철가면은 각종 축제나 대회에 시범 공연팀으로 초청돼 제법 바쁘다. 지난 주말(22일)에는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청소년 펌프팀 경연대회에서 시범공연을 했고 5월 서울대 대동제에서도 공연할 예정.
지난달에는 컴퓨터 잡지사에서 잡지 부록으로 이들의 춤 동작과 공연 모습을 담은 동영상 CD롬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우람씨(20·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2년)는 “매주 토요일마다 보통 15명 정도가 참여해 정기모임을 갖고 2∼3시간 춤연습을 한다”며 “비록 1평 크기도 안되는 펌프지만 이곳을 우리의 무대로 삼아 국내 최고의 펌프팀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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