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도 지역色 있다…4대도시 '그들만의 스타일'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8분


패션에 있어서 ‘지역색’은 정치에서의 그것과 달리 창조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지역마다의 사회적 문화적 입지적 환경에 따라 독특한 패션이 자리잡는 것. 동덕여대 의상디자인학과 간호섭교수는 동아일보 패션팀의 의뢰를 받아 최근 서울 명동과 청담동, 부산 광복동, 대구 동성로, 광주 충장로 등 4대 도시의 대표적 패션거리를 조사, 20대 후반∼30대 초반 패션리더들의 특징적 스타일을 밝혀냈다.

▼서울 명동

직장여성이 많아 바지정장이 지배적. 씨 데코 지센 등 중가브랜드. 옷색은 밝은 회색이 주를 이루고 카키나 연한 핑크계열에다 파스텔색으로 포인트를 주기도. 어깨에 메는 활동적인 백이 많고 하이힐보다는 굽높이 5㎝ 이상의 통굽. 진주나 큐빅으로 만든 링귀고리를 착용하고 레드나 와인 계열의 입술색으로 얼굴에 포인트를 준다. 짧은 웨이브 머리가 유행.

▼서울 청담동

화이트 블랙 등 무채색 또는 베이지 브라운 등 색감이 화려하지 않은 정장. 어깨끈이 없는 토드백을 들고 파시미나를 두르는 등 토탈 코디네이션을 추구. 단발머리 또는 하나로 묶는 깔끔한 헤어스타일에 화장기 없이 입술만 붉게 칠하거나 전체적으로 누드톤의 메이크업을 한다. 아르마니 프라다 질샌더 구찌 에스까다 등 브랜드. 단화처럼 납작한 뮬(슬리퍼같이 뒷꿈치가 없는 스타일)을 선호.

▼부산 광복동

쇼핑몰과 극장이 몰려있고 낭만적인 바다와도 인접한 퓨전공간이어서 다양한 패션이 공존. 스카이블루 레몬 그린 등 화사한 파스텔 계열과 화려한 원색 꽃무늬 프린트. 일본 관광객의 영향으로 일본풍의 튀는 스타일도. 마인 베르사체 미쏘니 등 브랜드의 폭이 중~고가로 넓다. 옆테에 금장식이 된 선글라스와 스카프로 멋을 낸다.

▼대구 동성로

보수적 성향이 강한 곳이므로 헌옷같은 느낌의 빈티지룩(Vintage Look)은 약세. 눈에 띄는 옷은 기피하지만 안에 받쳐입는 탑은 반대로 타이트하거나 깊게 팬 섹시한 것을 선호. 마인 보브 등 중고가 브랜드. 블랙 화이트 등 무채색이 강세. 화장은 눈가 라인을 굵게 그리거나 흰색 펄 아이섀도우를 사용하는 등 눈에 집중.

▼광주 충장로

지역경제의 회복으로 최근 옷가게들이 다수 생겨났기 때문에 특정 브랜드보다는 감각적인 보세 옷을 즐긴다. 젊은 직장인이 많아 몸에 붙는 9분 바지 정장을 선호. 베이지 핑크 등 파스텔톤이 강세. 실용적인 배낭 형태의 핸드백. 큐빅핀이나 곱창밴드 헤어밴드 등 소품을 즐겨 사용. 입술도 립그로스만 칠한 듯하게 연하게 표현.

<이승재기자>s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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