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만큼 돌려준다’‘돈버는 카드’등의 마케팅으로 지난해말 최고 히트상품 대열에 올랐던 ‘OK캐쉬백 보너스카드’. 지난달까지는 주유 금액의 0.5%가 적립되는 SK주유소에서 400만원(2만점)이나 기름을 넣어야 ‘겨우’ 2만원어치 주유 혜택을 받고, ‘무려’ 1000만원을 써야 현금 10만원을 되찾을 수 있었다. 게다가 간신히 쌓은 포인트는 매년 연회비로 3000점이나 깎인다.
SK측은 좀처럼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원성’에 밀려 1일부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점수를 대폭 낮췄다.
그러나 각종 카드 발급사들은 단골을 만들려는 속셈으로 너도나도 ‘쓸수록 돈이 된다’며 소비자의 막연한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그럴까. 어느 정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따져보면….
▼이득은 어느정도?
비씨카드의 기본 적립액은 이용액의 0.2%. 총 적립액이 5만원이 돼야 사용할 수 있으므로 1000만원은 써야 5만원을 할인받는다.
LG카드로 LG전자제품을 산 경우 총 구매가의 3%가 적립된다. 적립금액 2만원부터 사용할 수 있어 최소한 80만원어치는 사야 혜택을 볼 수 있다. LG마트에서 물건을 사면 0.5%가 적립되므로 400만원은 돈을 써야만 다음번에 2만원 어치를 공짜로 살 수 있다.
삼성보너스카드도 사용액의 1∼5%가 적립되는데 적립액이 5만원 이상이 돼야 쓸 수 있다. 따라서 100만원(5% 적립때)∼500만원(1% 적립때)어치를 사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백화점에서도 포인트적립은 ‘빛좋은 개살구’. 롯데의 경우 2만원권 상품권을 받으려면 그 해에 400만원을 써야 한다. 추가로 200만원을 쓰지않으면 남은 포인트는 다음 해로 이월되지도 않는다. 현대나 신세계백화점도 규정은 비슷하다.
정유사들의 할인혜택도 마찬가지. 외환카드를 지닌 고객이 현대정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경우 리터당 20원씩 적립되지만 1000리터(약 120만원)을 주유해야 2만원의 혜택을 본다.(표 참조)
또 정유사들이 제공하는 각종 마일리지 서비스도 광고에 비해 ‘실제 혜택’은 무색할 정도. LG정유에서는 휘발유 1000원 주유에 1점을 주고 750점이 누적되면 시내전화 50통화를 무료로 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지만 한 달에 25만원씩 넣는 사람은 거의 3년이 지나야 공짜 전화 50통이 가능해진다.
▼'미끼'와 현명한 소비
김연희씨(32)는 지난달 말 LG패션에서 48만원의 옷을 사고 다시 양말 등 소품을 더 사서 50만원을 채웠다. 50만원을 구매해야 1만원권 상품권을 받기 때문.
김씨는 “나중에야 1만원 상품권에 눈이 멀어 2만원어치를 충동구매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명한 소비자는 어떻게 카드를 사용해야 할까.
먼저 개별 카드의 특화된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비씨카드의 경우 홈페이지(www.bcline.com)를 통해 회원가입을 하면 인터넷에 무료로 접속할 수 있다. 월평균 약 1만원의 인터넷이용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것. 개별 정유사의 특징을 상세히 살펴 자신에게 적합한 정유사와 신용카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