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의 거품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인류 역사를 보면, 언제나 혁명은 산불처럼 확산되었지만 약간의 빈틈만 생기면 보수 세력에 의해 역공을 당해 왔다. 인터넷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때 디지털 경제를 주도할 핵심 세력으로 주목받던 인터넷 기업들이 최근 주가 하락과 이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거품이라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혹자는 인터넷 기업의 옥석이 가려질 좋은 기회라고 주장하지만 경영자나 일반 대중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본서는 인터넷 기업에 대한 혼돈과 의문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기자 출신답게 광범위한 자료 수집과 인터뷰를 통해 인터넷 비즈니스의 9가지 기본 법칙을 풍부한 예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우선 우리의 주목을 끄는 대목은 인터넷 기업이 보유한 회원 수에 대한 허상을 지적한 제1법칙과 제2법칙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단순히 회원의 수를 확대하기 보다는 양질의 고객 공동체를 육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본래 인터넷은 일방향의 매스미디어가 아니라 쌍방향의 사적인 미디어이다. 따라서 TV처럼 특정 시간대에 네티즌들을 한꺼번에 모으는 일은 구조적으로 힘들 뿐만 아니라 효과도 떨어진다. 오히려 인터넷 기업의 과제는 독특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그 결과 방문 고객들을 끊임없이 다시 사이트를 찾는 단골 고객으로 만드는 일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출이나 회원 수 등 기존의 광고 단가 산정 및 판매 방법은 인터넷에 적합하지 않다.
저자는 인터넷에서의 소비자 특성에 대해서도 여러 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기존 상거래와 달리 인터넷에서는 소비자들이 거래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편리성을 만끽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일을 처리하는 셀프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정보 제공에 대한 대가로 적절한 보상과 함께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충분히 보장받고 싶어한다.
결국 인터넷에서의 승부는 누가 고객에게 값진 정보를 많이 제공해서 그들을 만족시키느냐에 달려있다.
끝으로 저자는 인터넷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어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지적하고 있는데, 신뢰도 높은 브랜드 구축, 적극적인 세계화, 짧아진 제품수명주기에 대한 기민한 대응 등을 주문하고 있다.
문제가 어렵고 복잡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 혁명의 과도기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경영자나 일반인들에게 이 책은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이동현(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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