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의 밤 외 5권'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원작, 버트 닷슨 외 그림/이레 펴냄▼
눈길을 끄는 그림책 시리즈 두 종이 나왔다. 성격은 전혀 다르다. ‘21세기형 판타지 그림책’을 내세운 ‘글자벌레 시리즈’와 이웃 사이 따스한 정의 교류를 그린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어린이 편’.
‘글자벌레 시리즈’ 중에서는 첫 번째 권 ‘씹지않고꿀꺽벌레는 정말 안 씹어’가 먼저 선을 보였다. 책장을 돌아다니며 이 글자 저 글자 모아 새 낱말을 만드는 ‘씹지않고꿀꺽벌레’. ‘사랑’의 ‘사’자와 ‘탕약’의 ‘탕’자를 모아 사탕을 만들어 꿀꺽 먹고, ‘피라미드’의 ‘피’자와 ‘별자리’의 ‘자’ 자를 모아 …뭘까?…를 만들어 꿀꺽 먹는다. 그런데 꿀꺽 먹기만 하고 참 맛을 모르니 어쩌나. ‘새콤달콤’ 같은 글자도 모아야 하지 않을까?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마치 낙서 같은 ‘대담한’그림. 아무렇게나 그은 듯한 먹선들 사이에 볼펜으로 휘저은 듯한 물체가 ‘글자벌레’다. 어른들에게는 낯설어 보이지만,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포켓 몬스터를 줄줄 외는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친숙한 모습일지 모른다. 글자벌레가 미로를 돌며 글자 구슬을 먹는 장면도 컴퓨터 게임에서 응용했다. 8800원.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어린이 편’은 정감가는 사실화풍 그림과 훈훈한 이야기를 담았다. 동네 서커스가 열리는 날, 입장료가 모자라 매표구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빈센트와 그의 아빠. 줄 뒤에서 그 광경을 지켜본 대니는 어떻게 했을까?
원작자 두 사람은 ‘마음을 열어주는…’ 어른편 저자. 주인공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꾸밈없는 선행이 어른들의 가슴속에도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착한 고릴라’ ‘서커스의 밤’ ‘아주 특별한 선물’ 등 5종이 먼저 나왔다. 각권 7000원.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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