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최근 새 음반 ‘둠바둠바’를 발표했다. ‘애수’ 이후 4년만의 일이다. ‘애수’가 25만장이 넘었는데도 활동의 공백이 길어지자 그가 가수 활동을 그만둔 게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았다.
“은퇴가 아니라 완성도 높은 음반을 내고 싶어 작업을 늦췄습니다.”
머릿곡 ‘둠바둠바’는 러시아 춤리듬인 폴카를 차용한 경쾌한 트로트. 고생하는 아내를 위로하는 남편의 고백을 담은 가사도 은유나 비유가 거의 없이 직설적이어서 트로트 특유의 단순한 신명을 북돋운다.
“‘애수’가 트로트로의 변신을 선언했다면, ‘둠바둠바’는 진시몬식 트로트의 공표입니다. 트로트의 신명을 좀더 세련되게 표현하고 싶거든요.”
진시몬은 이번 음반에서 록발라드의 힘이나 현의 울림 등 트로트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얀 면사포’는 잔잔한 현악기와 피아노 선율감으로 윤기를 더해 발라드와 트로트의 중간쯤되는 느낌을 준다. ‘바람만 알지’는 그를 트로트 가수로 변신하도록 이끈 가수 김범룡과 화음을 맞춘 노래로 언뜻 들으면 발라드 같기도 하다.
진시몬은 트로트 가수들이 자주 출연하는 카바레 등 ‘밤무대’에는 서지 않는다. 오히려 포크 가수들의 주무대인 라이브 카페에 선다. 그만큼 그는 여느 트로트 가수와 다른 점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그가 새 음반을 4년만에 낼 정도로 정성을 오래 기울인 것도 트로트 가수로서의 차별성을 추구하기 때문.
그는 “트로트는 음악적으로 얼마든지 개척의 여지가 있다”며 “앞으로 여러 장의 음반을 통해 좀더 ‘유별난’ 트로트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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