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내가 만일 아빠-엄마라면…'

  • 입력 2000년 5월 12일 19시 14분


가능한 한 먼 옛날로 기억의 끈을 띄워 보자. 어렸을 때 당신의 부모는 어땠는가. ‘안된다, 말아라’ 금지하는 일이 많았고 들어주지 않은 일도 많았을 거다.

지금 당신은 어떤가.

아, 물론. 아이의 소망을 다 이뤄주기에는 돈도 시간도 모자란다. 뭐든 해달라는 대로 들어주었다간 응석받이를 만들고 말 거다.

그렇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자. 당신은 모든 것을 독단으로 결정하는 ‘작은 제왕’은 아닌지. 입장을 바꿔보면 자그마한 행복이라도 아이에게 더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소개하는 두 권은 단순하고 깔끔한 본문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유아용 그림책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동안 어른 쪽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내가 엄마라면-

내 딸이 이 소파에서 저 소파로 마음대로 뛰어 다니게 할 거예요. 마룻바닥엔 쿠션을 징검다리처럼 늘어 놓고.

내가 엄마라면, 내 딸이 금붕어랑 같이 목욕하게 해 줄 거예요.’

‘아빠, 아빠가 되는 법은 학교에서 배웠어요? 안 배웠다고요?

내가 아빠라면, 아들이 아침마다 내 턱에 아이스크림을 발라 수염을 깎게 할 거예요. 자기 몸집보다 큰 개를 사서 타고 다니게 하고요, 하루 종일 동물원이랑 야구장이랑 극장을 다 돌아다닐 거예요.

매일 밤 기타를 쳐 주며 아들을 재우고요.’

흠흠….

이런 건 나도 해줄 수 있는 일이지.

그렇지만 이런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야! 재미있으라고 동화작가가 꾸민 이야기일 뿐이지….

이런저런 느낌이 떠오르는가? 당신이 책을 읽는 동안 듣는 아이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거다.

책을 덮은 뒤 느낌을 대화로 나누어 본다면 어떨까. 서로의 생각을 정말로 잘 이해하는, 좋은 엄마 아빠와 좋은 아들 딸로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두 권의 책을 묶는 이름은 ‘특별한 사랑의 이중주’다.

각권 7000원.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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