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아픈 5월'이다. 매스컴에선 '속도 없이' 20주년이 되니 '성년'이 되었다고 떠든다. 기념식등 행사 자체가 '상품'이 되어버린지 오래, 이번 주가 가기 전에 되뇌어야 할 인물이 있다.
'戰士시인' 김남주.
그 이름 자체가 우리 시대의 거대한 상징이자 하나의 정신으로 우뚝 서 있는 시인 김남주. 우리 현대사에 있어 가장 암울했던 70, 80년대를 온몸으로 살아냈던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어느새 6년. 굵은 삶-짧은 생애속에 만난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살아남은' 그들이 시인을 기린다. 황석영, 김준태, 이강, 최권행, 김정환, 김사인, 김별아, 백민석, 박석무, 동생 덕종씨등이 시인과 함께 했던 소중한 사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이 책은 시인의 전사로서의 삶보다는 지인들 사이에서 '물봉'으로 불렸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시인의 고민, 문학에 대한 이야기등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시인은 진정 잊혀지고 있는가?
어떤 시인은 그의 묘앞에 메모를 남긴다.
"님의 이름이 생각나서/여기 잠시 머물다 갑니다/삶이 부끄러울 때 또/찾아오겠소"
우리는 이 글모음집을 통해 시인을 추억하는 것만이 아닌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좀더 나은 삶, 혹은 세상을 위한 혜안을 얻게 된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시인의 문학과 삶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