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색 원피스에 분홍빛과 주황빛 꽃무늬가 피어난다. 스카이블루 바지슈트마저 반짝이는 스팽글과 프릴장식으로 사랑스럽다. 살구빛 원피스차림의 란제리룩은 여성스러움의 극대화?
벌써부터 거리를 수놓고 있는 여름패션. 프린트와 노출의 향연이 시작됐다.
▼프린트의 물결 ▼
1960, 70대의 프린트가 올여름 다시 몰려오고 있다.
봄여름의 단골인 꽃무늬부터 고전적인 물방울무늬, 스트라이프 무늬, 인도풍의 페이즐리 무늬, 현대적인 그래픽 무늬, 동물무늬 등 다양하다. 1960년대 디자이너 에밀리오 푸치가 고안한 것으로 유명한 독특한 식물문양 프린트도 자주 등장한다.
디자이너들은 자연에 대한 향수에서 모티브를 따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파스텔톤의 가벼운 색상이 유행하다 보니 이들 무늬만큼 바탕색에 어울리는 것도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경기호전으로 디자이너들은 패션에 맘껏 색깔과 무늬를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노출패션과 파시미나▼
미국 뉴욕이나 서울거리는 ‘파시미나 이어(Pashmina Year)’라고 불릴 정도로 파시미나의 인기는 최고조.
파시미나는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산양 복부의 털로 짠 핸드메이드제품으로 숄로 만들어 목이나 어깨, 팔에 자연스럽게 두르는 아이템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은 양극화하고 명품 진품(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졌다. 그 관심이 해외 명품브랜드 액세서리에 대한 열광과 함께 최고급 소재로 모아지면서 파시미나 붐을 몰고 온 것.
뜨거운 여름에도 파시미나의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 노출패션을 적당히 가려주면서 냉방이 잘된 실내에서 걸치고 있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
슬리브리스 원피스가 노출패션에 한몫 하면서 인기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팔 어깨등 다리의 속살을 드러내는 패션은 자연스럽게 세부장식 강조로 연결된다. 신체노출이 많아지면서 패션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디테일에 관심을 쏟기 때문이다. 디테일은 봄을 장식했던 히피즘을 테크노풍으로 풀어낸 비즈나 스팽글이 애용되고 있다.
▼캐주얼하게, 젊게▼
소매나 바지 모두 7∼9분이 유행. 작년까지만 해도 소매가 7분이면 바지는 길게 입었으나 올여름엔 소매 바지 모두 싹뚝 잘라 젊음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테일러드 칼라의 비중이 극도로 줄고 있으며 노칼라 혹은 변형칼라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여름이라 안감이 없는 스타일이나 점퍼스타일이 가벼움을 표현하고 있다. 몸에 딱 맞게 재단한 느낌을 줄 수 있게 상의 옆부분에 지퍼를 단 것도 특징. 그러나 전반적으로 A라인과 H라인이 강세. 7분 바지에 셔츠스타일도 인기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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