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위하여 일하지 말라, 돈이 자신을 위하여 일하게 하라.’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미국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개인투자 관련서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우리 나라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책이다.
읽고 보면 그 메시지는 의외로 간명하다. 돈을 먼저 지출해 부채를 발생시키고 갚기를 반복하면 평생 돈의 시종 신세를 면치 못하지만, 돈을 남겨 투자하면서 수입을 얻는 사람은 그 규모를 확대하며 ‘돈으로부터의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
새로 선을 보인 ‘…아빠 2’는 그 ‘후편’이다. 그러나 금전 관리의 철학을 담은 전편에 이어 2편에서 저자가 ‘투자 실전 가이드’를 알려주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2편에서도 저자는 ‘돈을 보는 시각’에 철저히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가로 안내하는 것이 저자의 일일 뿐, 고기 잡는 법은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식이다.
책은 무엇보다 ‘안정’에 대한 종래의 시각을 버릴 것을 요구한다. 고정된 직장을 갖는 것이 안정이며, 투자에 수입을 기대는 것은 위험인가? 책의 대답은 ‘No’다. 회사가 당신의 노동력을 더 이상 원하지 않을 경우 직장인으로서 당신이 기댈 곳은 없어진다. 사회보장제도 역시 더 이상 믿을 것이 못된다. 잉여의 돈을 만들어 투자하는 것과 어느 쪽이 더 위험한 일인가.
저자가 말하는 ‘게임의 법칙’ 역시 귀기울여 볼 대목. ‘현재 투자하기 너무 크지 (비싸지)않은가’ 보다는 ‘장기적으로 값어치가 있는가’에 주목하고, 분산투자보다 집중투자를 선택할 때 투자의 승률은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책이 가진 ‘지혜’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글 전체에 걸쳐 표현만을 바꾼 ‘동어반복’이 많은 때문. 전편과도 많은 부분 내용이 중복된다. 저자는 아직 1편을 읽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 만으로도 필요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형선호 옮김. 357쪽 1만2000원.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