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회 학술회의]"4·19-5·18 국제적차원 재조명"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한국정치학회(회장 김학준·金學俊 인천대 총장)는 20일 서울 외교안보연구원에서 ‘한국 민주화 운동의 민족사적, 세계사적 의의:부산-마산, 광주와 한국과 세계의 민주화’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가졌다.

광주시와 부산시가 후원하고 10명의 정치학자가 주제 발표를 한 이 회의에서 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4·19혁명’ 40주년, 광주 민주항쟁 20주년을 맞아 한국 민주화의 경험을 지역 국가 국제적 차원에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산대 박광주(朴光周)교수는 “79년 부마(釜馬)항쟁과 80년 광주항쟁은 권위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민족사적 사건들이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게 된 사태진전의 중심축에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회의에선 “두 항쟁이 한국 정치발전의 족쇄인 지역주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민주화운동으로서의 의미가 소진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대 임현진(林玄鎭)교수는 “부마항쟁과 광주항쟁 모두 지역민 만의 것이 아니다”며 “더불어 사는 민주주의의 이상이 구현될 수 있도록 최소한 지역문제에 관한 상투적 편견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대의 지병문(池秉文)교수는 “80년 5월운동의 숭고한 가치와 내용이 호남출신 대통령 당선이라는 표면적 변화로 대체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광주민주화운동의 뜻이 실질적 제도화로 이어졌다고 보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 최장집(崔章集)교수도 “한국사회에 민주화를 가져오는데는 ‘운동’이 결정적으로 기여했지만 운동 주도의 민주화는 ‘자유주의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민주주의의 제도화에 대한 적은 관심’이라는 두가지 약점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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