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등 정보화 교육 위주 '취업 과외' 성행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서도 과외를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과외가 단지 대학입학만이 아닌 공교육의 모든 영역으로 크게 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지난해 말 초중고생의 과외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 2만2000여명의 1.5%인 333명이 취업을 위해 학원 등지에서 과외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위해 과외를 받는 고교생은 상고 공고 등 실업계 고교생이 54.9%를 차지해 일반계 고교생(45.1%)보다 다소 많았다.

이들의 주당 과외시간은 6.9시간이며 과외기간은 6.1개월로 집계됐다. 과외비로는 연간 59만6000원을 지출했다. 연간 과외비 지출액을 소득 수준별로 살펴보면 월1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이 68만6000원,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이 84만2000원으로 다른 소득 계층보다 높았다.

연간 과외기간은 고소득층 학생이 저소득층 학생보다 짧아 고소득층의 취업을 위한 과외도 저소득층에 비해 '고액'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외비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71만8100원) 대전지역(60만4300원)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았고 대도시(51만8300원)보다 중소도시(59만700원)와 읍 면 도서지역(58만6600원)이 높게 나타났다.

취업을 위한 과외비는 진학이나 취업을 포함한 연간 평균 과외비 125만7000원의 47.4%였다. 취업 과외비의 지출이 많은 것은 컴퓨터 등 정보화 교육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해 학생들이 학원 등 전문 교육기관의 사교육에 의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차경수(車京守·교육학)교수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에 따라 교육여건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중소도시나 읍 면 도서지역의 취업 과외비가 대도시보다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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