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 함께 키워요]밥안먹어 쫓아다니며 먹여야하는데…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36분


▼동동이가 밥을 잘먹지 않습니다. 밥그릇을 들고 쫓아다니면서 입에 밥을 넣어주다 보면 식사시간이 1시간넘게 걸릴 때도 있어요.

▽조윤주(37·서울 서초구 잠원동)〓우리 아이들은 꽃이나 좋아하는 인형 소품 그림 사진 등으로 식탁을 예쁘게 꾸며서 식탁 앞에 앉도록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조금 담아주고 혼자 다 먹으면 ‘상’을 준다. 식사시간에 조용한 음악을 틀어 안정감을 주고 엄마와 대화를 하면서 먹게 하면 즐거워한다. 좋은 식사예절을 갖고 있는 친구나 친척과 식사를 같이 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영이(46·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나는 “내 논에 물들어 가는 것과 내 자식 입에 맛있는 음식 들어가는 것이 제일 보기 좋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큰아이가 어렸을 때 안먹어서 한걱정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이가 안먹은 게 아니고 내가 설정한 적정량을 먹지 않은 것 뿐이었다.

아이가 혼자서 밥먹을 때 수저질이 서툴러서 밥을 흘리고 국을 쏟고 식사 양이 적더라도 상관 말아야 한다. 간식은 절대 금물이다. 다 먹고 난뒤 보상으로 좋아하는 것을 주는 것은 괜찮다.

숟가락은 아이가 쥐기 편하고 예쁜 것을 직접 선택하게 하고 젓가락은 포크로 대신한다. 열전도율이 높은 은수저는 아이들이 싫어한다. 뜨거운 것을 싫어하는 아이는 밥공기대신 접시에 밥을 담아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식사시간에 아이가 식탁에 앉지 않으면 완전히 무시하고 딴 식구들 밥만 차려서 먹는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며 왁자지껄하게 웃으면 아이가 식탁에 와서 “왜 내 밥은 없어”?하기 마련. “네 밥은 안 했다. 우리가 조금씩 나누어줄까” 하며 접시에 조금 덜어주었더니 아이는 약도 오르고 샘이 나서 단숨에 먹어 치우고는 다음부터 식사시간에 딴 짓을 하지 않았다.

식물을 이용하여 먹는 것의 의미를 직접 보여 주는 것도 좋다. 시클라멘은 며칠간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어 주저 앉는다. 이럴 때 “이 꽃의 밥은 물인데 물을 주지 않아서 이렇게 시들었다. 너도 제때 밥먹지 않으면 이렇게 될지 모른다”며 아이에게 직접 물을 주게 하고 꽃과 잎이 싱싱해져 가는 모습을 보여 주면 효과가 있다.

<나성엽기자>intern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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