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국에 배포된 세 번째 앨범 ‘김현정3’에는 타이틀곡 ‘멍’을 비롯해 김현정의 전매특허인 댄스곡들이 10여곡 포진해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98년에 냈던 첫 음반의 히트곡 ‘그녀와의 이별’이나 99년 2집의 ‘되돌아온 이별’ 등과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타이틀곡 ‘멍’도 16비트로 달리는 전자음향 반주 위에 전기기타로 록적인 강렬함을 더한 댄스곡. 후렴부는 노래방에서 따라 부를 사람들에게는 미안할 정도로 음이 높고 시원하다. 1집부터 함께 작업한 작곡가 최규성의 노래라서 그런지 한번만 들으면 ‘김현정의 노래구나’ 할만큼 멜로디도 금방 익숙해진다.
앨범의 다른 곡들도 대체로 타이틀곡과 같은 분위기다. 주영훈 이승환 천성일 등 최고의 작곡가들이 총출동한 면면이지만 결국 전면에 부각되는 것은 김현정의 박력있는 목소리. 직접 작사작곡한 컨트리풍의 발라드 ‘What Is It?(이건 뭐야?)’에서는 의외로 차분하고 성숙한 보컬을 선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양념용’일 뿐이다. 결국 김현정은 댄스곡에 승부를 걸었던 1, 2집의 성공전략을 3집에서도 그대로 가져간 셈.
‘긴 다리’로 상징되는 섹시한 외모를 강조하는 것도 여전하다. 이번엔 특히 과감할 정도로 깊게 옆트임이 간 치마를 무대의상으로 선택했다.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말 등에 올라타 찍은 재킷 사진 역시 눈길을 끈다. 평소 말을 좋아해 직접 제안한 것이라지만 보는 이들에게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런 전략은 김현정이 1집 때부터 고수해온 것이긴 하지만 솔로 여가수로서 독보적이었던 1집 때와 달리 백지영 김태영 등 가창력을 자랑하는 후배 여가수들이 쏟아져나온 뒤라 부담을 느낄 법도 하다. 이제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해봐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을까. 김현정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하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예정보다 이르게 2집 활동을 접으며 라디오 DJ로만 활동했던 그가 활동재개와 더불어 신경을 쏟고 있는 문제가 또 한가지 있다. 7월이나 8월경에 가질 첫 번째 라이브 콘서트가 바로 그것. 김현정은 “데뷔할 때부터 ‘앨범 세장을 낸 뒤 콘서트를 갖겠다’고 결심해왔기 때문에 각오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김명남기자> star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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