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위 댄스(Shall we dance)?”
일요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DFA빌딩 지하. 이 곳엔 낭만과 여유, 기분좋은 땀과 웃음, 그리고 춤과 음악으로 가득하다. 중장년 부부들이 만든 댄스동아리 ‘파라 클럽’.
5년전 이 사교모임에 발을 디딘 강철구씨(54·동우건축 대표이사)는 ‘어른들의 행복’이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골프보다 역동적" 쾌감 짜릿▼
“아내와 춤을 추다보면 다른 일은 정말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옷을 쥐어 짤 정도로 땀이 났다는 것도 끝나고 나서야 알지요.”
50여쌍의 회원들은 대부분 교수 의사 변호사 기업경영인 국회의원 등 전문직 종사자 부부. 다들 “골프보다 역동적이고 스쿼시보다 짜릿하다”며 연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잠깐씩 서로의 눈인사가 끝나면 곧바로 부부끼리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는다. 마치 유럽의 어느 파티장에 온 것처럼. “이 나이에…”라며 겸연쩍어 하는 사람도 없고 ‘막춤’으로 분위기 흐리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꼭 부부끼리만 팀을 이뤄 춤을 추기 때문에 금슬이 좋아질 수 밖에 없어요.”
▼홈페이지 개설 문호 개방▼
클럽 회장 정기원씨(55·숭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와 신명원씨(52) 부부의 말.
그리고 보면 ‘파라 클럽’이라는 이름도 심오한 의미를 지녔다. ‘파라’(Para)는 Paradise의 앞 네 글자이며 스페인어로 ‘위하다’, 영어로는 ‘For’, 그리스말로는 ‘곁에 있다’, 포르투갈어로는 ‘부부’라는 뜻. 영원히 사랑하는 동반자로서 댄스를 즐기라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알음알음 입회를 받은 탓에 문턱이 다소 높았지만 이달초 인터넷 홈페이지(www.paraclub.or.kr)를 열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만 40세이상의 부부면 일단 자격을 갖추는데 실제로 평균연령대는 남녀 공히 50세를 웃돈다.
▼누구나 2∼3일 연습하면 OK▼
“춤을 갑자기 그렇게 잘 출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하지 말 것. 고수가 된다면야 한참 내공을 쌓아야 겠지만 리듬감만 있으면 누구나 2∼3일 연습하면 쉽게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 회원들의 말이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박원하/댄스가 건강에 좋은 이유?▼
댄스불과 몇 년 전까지 의학계에선 노인은 운동을 해도 최대 산소 섭취량을 높여주지 못한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60∼80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지구성 운동이 최대 산소 섭취량을 젊은이 못지 않게 늘려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댄스도 이에 해당된다. 댄스는 운동으로 인한 신체적 부담은 적으면서도 체력을 길러주며 노화와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아주 좋은 운동이다.
노인은 감각 지각과 같은 신경기능의 저하와 불안 또는 우울 등의 정서 및 성격의 변화를 겪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댄스는 감각 평형성을 발달시키고 정서적으로 안정시키는데 최적의 운동 중 하나다.
게다가 근력 지구력 유연성을 길러주며 상해를 예방한다.
또 춤출 땐 에너지가 꾸준히 발산돼 혈압 혈중지방 혈액응고 혈당조절능력이 변화되고 군살이 빠져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한꺼번에 무리하게 몸을 흔들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운동은 규칙적 지속적으로 해야 심장 및 호흡기계를 튼튼하게 만들고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해 준다. 따라서 댄스도 한꺼번에 과격하게 하는 것보다 규칙적으로 몇 십 분씩 즐기는 것이 좋다.
박원하(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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